내 돈 같은 연차, 정말 그냥 사라지는 걸까요?
연말이 다가오면 저희 인사팀 창구에 가장 많이 문의하시는 단골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팀장님, 올해 연차가 5개 남았는데 회사가 다 안 쓰면 그냥 없어진대요. 진짜 돈으로 못 받나요?"라는 질문이죠. 걱정하시는 부분부터 시원하게 풀어드리자면, 연차를 쓸 수 있는 기간 자체는 정해진 시효가 지나면 끝나는 게 맞지만, 회사가 법에서 정한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완벽히 지키지 않았다면 그만큼의 연차는 돈(연차수당)으로 돌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회사가 의무를 다해야 돈 안 줄 권리가 생깁니다
회사가 직원의 미사용 연차에 대해 "우리는 돈으로 안 준다"라고 당당히 말하려면, 법이 정한 '연차 사용촉진 제도'를 밟아야 합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다들 연차 쓰세요~"라고 단체 이메일을 보내거나 게시판에 벽보를 붙이는 수준으로는 인정되지 않아요.
반드시 다음의 까다로운 2단계 절차를 정해진 날짜에 '서면'으로, 그리고 '직원 개인별'로 거쳐야 합니다. 첫째, 연차 사용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회사 측에서 개인별로 남은 연차 개수를 콕 집어 알려주며 "언제 쓸지 계획을 써내라"고 서면으로 촉구해야 합니다(1차 촉구). 둘째, 이 촉구를 받고도 직원이 10일 이내에 계획을 내지 않았다면, 회사가 남은 기간 중 휴가 날짜를 강제로 지정해서 연차 끝나기 2개월 전까지 다시 서면으로 통보해 주어야 합니다(2차 지정).
꼼꼼하게 확인해 보세요
이 두 번의 단계 중 하나라도 회사가 시기를 놓쳤거나, 서면(종이 문서나 이메일, 사내 결재 시스템의 개별 알림 등 법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이 아닌 말로만 대충 때웠다면 연차 사용촉진은 무효가 됩니다. 이 경우 휴가를 쓸 권리 자체는 기간이 지나며 끝나더라도, 그만큼의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 청구권은 남아서 '연차수당'으로 통장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죠. 수당은 보통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연말이 되기 전에 내가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개별 서면 촉구를 받았는지, 내 남은 연차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연차 계산기를 켜고 차분히 따져보시면 좋겠습니다.